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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시 / 김남조 | POETRY 2004.12.13 21:12:01
mizzshin 



  나목의 시


                    [김남조]


 
            
              


  잊어버리리
  간절히 두 손으로 받아 보던
  흰 눈도 잊었네
  
  정은 제멋대로 박하고
  사람은 제멋대로 아쉽고
  인생은 아무때나
  찝질하고 골똘한 미각(味覺)

  잊어버리리
  불행한 이가 남기고 간 말도
  그 미소도 잊으리
  잎새를 떨어뜨리며
  서 있는 나무
  저 허허로운 낭만의 둘레
  
  성스러운 달과
  성스러운 해가
  조용히 잔을 기울이고 부어 주는
  저것은 무엇일까

  세월은 제멋대로 가고
  사람은 제멋대로 그립고
  인생은 자주
  물기 없는 선홍의 단풍
  
  모두 잊으리
  간절히 두 손으로 받아 보던
  흰 눈도 잊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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