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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8일 월요일        ♤ 우리의 타관은 아직 빛나는 햇살 속에 있다. 로그인 | 접속 오늘 11 / 전체 11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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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관(他關)의 햇살 / 홍윤숙 | POETRY 2004.12.13 21:10:12
mizzshin 



타관(他關)의 햇살


                    [홍윤숙]


 
            
 
석양(夕陽)이 
먼 곳에서 혼자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아직 객지(客地)에 있고 
며칠이면 귀향(歸鄕)의 낡은 마차(馬車)가 
이 마을 어귀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제일 먼저 
여관(旅館) 뜰에 버려진 여름의 잔해(殘骸)를 
실어낼 것이다. 
잠잠히 떨고 섰는 안개 속의 
저것을……. 

그것들은 조금씩 떨며 밤을 기다리고 
우리는 한 철 열어 놓은 
장원(莊園)의 문(門)에 
무거운 빗장을 꽂으려 내려간다. 
후회와 불안(不安)의 긴 그림자를 끌고. 

이윽고 깊은 어둠 속에 
우리가 지새던 
덧없는 타관(他關)의 여름 날을 버려두고 
귀향(歸鄕)의 낡은 마차(馬車)는 떠나리라. 

겨울 해 떨어진 
어디라 이름할 수 없는 고향의 정거장(停車場)에서 
우리는 비로소 영원(永遠)을 향해 
길고 긴 편지를 쓰리라, 대답없는 편지를. 

유리관(棺) 같은 진공(眞空)의 하늘 아래 
무겁게 가라앉은 생명의 실체(實體) 
그 차디찬 실존(實存)의 층계(層階)를 내려가리라. 
그리고 최후로 보리라 
자연(自然)의 과실(果實)은 땅으로 가는 것을. 

석양(夕陽)이 
먼 곳에서 혼자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아직 객지(客地)에 있고 
며칠이면 귀향(歸鄕)의 저녁 마차(馬車)가 
이 마을 어귀에 도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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