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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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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태공

저승 가는 길

저승 가는 길

새털옷으로 갈아입고 가시는
당신의 발걸음 얼마나 가벼울까요.
이승의 짐 모두 벗어 던지고
꽃상여에 올라 미끄러지듯 가시는
그 길은 또 얼마나 편안할까요.

종잡이의 추임새에
맞장구 치는 상여꾼들의 어깨넘어로
한조각 두조각 꽃잎처럼 흩날리는 서설이
가시는 길 온통 하얗게 덮는다해도
생전의 모든 근심 훌훌 날려버린 당신은
어린날의 소풍인양 바람처럼 가시겠지요.

몇날을 당신을 잊지못해 흐느낀
막내 딸래미의 눈물이 상복을 적시고
가시는 길 수렁처럼 만든다해도
온몸을 칭칭 두르던 인연의 굵은 동아줄
이미 풀어버린 당신의 어깨는 또 얼마나 가벼울까요.

저승 가는 길
당신을 꽃상여로 보내고 무심코 뒤돌아본 그곳에
아직도 반이나 남아 끝도 보이지 않는
내가 가야할 길이 장승처럼 버티고 있네요.

2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