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도 

        권정하


바람 차갑고 
파도 소리만 고적한
동해 가운데 
돌섬으로만 
우두커니 조울더니


파도 소리 아닌
머언 산자락
희미한 곳에서 
말도 아닌 역겨운 소리 소리들--


그러지 말자.
그 많은 세월
고통과 원망의 소리들
코웃음으로 외면해 버리던 넌
사람이기를 포기한
섬아이들인가!


넌 
아직도 그 망상에 사로잡힌
동북아의 주인이라던가
동남아의 지배자라던가


윽박지르고
갈취해 가고
우리 어린 아들들을 
전쟁터로 내몰아 
소모품으로 죽어가게 하고
곱고 착한 우리 딸들을 
정신대로 내몰아 
치욕스럽고 가슴터지는 
삶을 살게 하고도


나몰라라 딴전 벌이는
넌 
이 지구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한
영원한 이방인인가!


그걸 감추고 묻어두고
과거를 미화시켜
네 자식들에게 가르친다고
그 허물이 가려 질꺼나!

'눈감고 아웅이나 하시지' 


네가 한번만
네 속을 뒤집어
솔직 해질때
네 허물은 그대로
바로 잡아질 큰 교훈이 되어
네 후손이 그걸 배워 
대를 이어가고


그게 그렇게 되어질때
우리 이웃들이 널
끌어 안아줄 이웃으로 다가와 
함께 손잡아 줄
참 사람으로 알으리
참 이웃으로 대하리

일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