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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 우리의 타관은 아직 빛나는 햇살 속에 있다. 로그인 | 접속 오늘 13 / 전체 12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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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자유게시판
겨울 또는 봄 | 자유게시판 2005.03.10 13:45:38
똥풀 

단단히 붙잡았던 습관들이 찌뿌드드하게 방전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무렵
바람에 묻어온 햇살들이
쥐똥나무 검은 열매를 흔들며
한때 어디쯤서 반짝 빛나는 별이었을지도 모를
꼭 움켜쥐어 쪼글쪼글해진 겨울의 내력을 지우고 있다.
검은 열매 속사연들이
아지랑이로 스멀스멀 풀어지는 걸 보아
겨울이 가고 또 봄이 오는가보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에 익숙한
나무껍질 같은 외투를 걸친 늙은 사람이
공중목욕탕을 걸어 나온다.
주름살과 낙인처럼 새겨진 검버섯 위에
수줍게 햇살이 미끄러져 안기고
껍질을 비집고 나온 연둣빛 잎눈처럼
겨울의 영토 속에 묻어두었던 위험한 상상이
구부정한 허리춤 사이로 삐쭉 고개를 내민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은밀한 추억을 되새김질하던 쥐똥나무가
닳아 없어진 지문을 흔들어
낡은 트럭 짐칸에 먼지로 새겨진
예언을 해독하고 있다.
“먼저 갈게 You”
해마다 이만 때면 도둑고양이처럼
슬금슬금 갉아먹고 남긴 욕망의 찌꺼기가
흩어져있지만 늘
조금 빠르거나 조금 느리게 스쳐가 버리고
단단히 붙잡았던 습관의 껍데기가
짐이 될 때가 있다.
한국남자  2005.03.11 01:34:28
겨울 끝자락 아직도 놓지 못한 인연있어
노을은 저렇게 붉게 타고
해마다 이맘때면 먼저가는 사람들 때문에 부산을 떨곤 합니다.

똥풀 내외분 안녕하시죠?
파릇파릇 보리잎 커지는 공도에서 한번 뵈야죠..
모처럼 좋은글 감상합니다..

“먼저 갈게 You” 가 자꾸 눈에 띄네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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