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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증 혹은 철새가 떠난자리 | 자유게시판 2004.12.28 23:01:44
똥풀 

날아다니는 것은 모두 새라고
읽어 내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나는
살얼음 얼은 강물 위에 흩뿌려진 검은
점들을 보고 있습니다.
또렷해진 향수에 이끌려 노을을 건너온 철새들
고향 언저리만 떠돌다가 날개를 웅크린 채
떠나야할 방향과 거리를 가늠하고 있습니다.
새들이 떠나기 위해 내려놓는 추억들이
쓸쓸해 보입니다.
철새가 떠난 후에 내 눈엔
검은 깃털 하나 어른거립니다.
전문가는 비문증 혹은 날파리증이라고 합니다.
이별은 늘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고 맙니다.
새처럼 날아다니며 빛을 쪼아 먹고
망막 안쪽 어두운 곳을 붉게 물들입니다.
알음알음한 동창생 아버지
부음을 알리는 핸드폰 메시지처럼
희미한 기억을 흔들어 놓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은 나도 쓸쓸하게
떠나야할 방향과 거리를 더듬어봅니다.
한국남자  2004.12.29 01:29:41
감사합니다 똥풀님..

飛蚊症
“눈앞에 날파리 같은 것이 있다.”
“머리카락 같은 것이 떠다닌다.”
“무언가 눈앞에 떠다니는데 손에 잡히질 않는다.”라는 증상

나이가 들면 흰머리가 생기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시력장애는 없으며 별로 위험한 증상은 아니라 합니다.

비문증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을 헤아리며
떠나야할곳을 함께 더듬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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