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김윤]


                     술병 속엔 애잔한 
                     그리움이 있다. 
                     술잔 속엔 밀려드는 
                     외로움이 있다. 
                     그리움을 이빨 시리게 따고
                     출렁출렁 술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몇 순배 돌다보니
                     너와 나는 더 이상 
                     고독한 군중은 아니구나.
                     지금 이 자리 
                     벌써 말갛게 흔들리는 우리
                     부딪기는 건 술잔만이 아니구나.
                     쓰디쓴 첫 경험은 
                     너만의 것은 아니다. 
                     오늘 밤 우리 눈물만큼 맑은 아픔에
                     별은 깨어나고 
                     비워 가는 외로움만큼 그리움도 사라져
                     오직 따스한 가슴 
                     빈 가슴으로 만난 자리
                     묻지마라 
                     우리 얼마나 마셔야 취할 수 있는지
                     우리 얼마나 취해야 이 세상 살아 갈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