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와본 듯한 거리를 낯설게 걸어가면서 
               나는 문닫힌 상점의 앞을 지나간다 성냥을 사기 위하여 이 거리에 왔던 것일까 
               담배를 피워물면서 연기처럼 자욱한 기억을 더듬어본다, 
               비 그친 가로수 잎 사이에는 습기찬 작은 새들이 스며 있다. 

               새들은 저희들끼리 떠들며 나의 머리 위를 지나간다 지나간다 세월은 나를 이 낯선 거리에 던져두고 저희들끼리 떼지어 날아간다. 

               언젠가 와본 듯한 거리를 낯설게 걸어가면서 
               나는 푸르게 돋아나는 공중의 다리를 지나간다 가로등을 켜기 위하여 이 거리에 왔던 것일까 
               너무 밝아 오히려 어두운 신촌의 길모퉁이 서점에서 젊어서 죽은 어느 시인의 유고시집을 보며 
               나는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의 생각을 뒤적여본다, 성냥을 사기 위하여 그가 이 거리에 왔던 것일까. 






















   




                  Sophie_Zelmani___Stay_With_My_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