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새벽 강에서 / 정기모
바람이 전하는 안부를 물고
휜 허릿전에 기대어 울던
새벽 별들은 어느 땅으로 흘러갔는지
온기만 적적히 남은 그 둥지에
시린 손 조용히 밀어 넣어보면
따스한 언어 몇 알 잡히지
그들 언어에 귀 기울여 보면
호젓한 바닷가를 따라
숨 가쁜 속삭임이 들리고
햇살 곱게 내려앉은 어깨에 기대어
눈으로 건네던 사랑이
아득히 아물거리기도 하지
말없이 제 허리를 비워주고
시린 뿌리를 더 다독이는 갈대들은
눈 내리는 빈 강을 품으며 품어 안으며
볼 살을 비벼 안기는 또 하나의 언어에
굵어 버린 세월의 마디가 부끄러워
마른 눈으로 안부를 건네지
또다시 새벽이 내려서고
별들의 속삭임이 그리운 날
가녀린 목 세워가며 기다리므로 흔들리지.